코로나팬데믹 기간 3년만에 한국에 방문한 기록.
2021년 1월 오빠가 결혼을 했다. 한국에 들어가면 2주를 격리해야하는 상황.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들어갈지 말지 많이 고민했지만 그래도 오빠 결혼식에는 가야지! 하면서 급하게 비행기를 끊었다. 자가에서 격리가 가능하지만 가족 행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차체에서 운영하는 격리시설을 미리 예약했다.
아틀란타에서 환승해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일정. 김해 공항은 해외에서 오는 입국자를 막고 있는 상태라 인천공항에서 입국해 집으로 가야했다. 팬데믹 기간이었지만 공항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델타항공을 타고 열 몇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빅뱅이론 시리즈로 시간을 때웠다. 예전에 한국 갈 때도 비행기에서 빅뱅이론을 봤었는데 쉘든이 에이미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을 보고 울컥했던 기억이 났다.
실컷 먹고 자고 일어나니 곧 인천 도착. 코로나19 때문에 세관신고 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질문서, 특별검역 신고서까지 작성해야 했다.
입국을 했을 때 인천공항 분위기는 진짜 많이 달랐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공항에서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했고 어디서 격리 할지 주소를 적은 다음 입원 격리 통지서 및 검역 확인증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당시 인천공항에서 지방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광명역으로 이동해서 KTX를 타는 것 뿐! 짐을 찾고 나온 해외입국자들은 한군데 모여서 버스를 타러 이동했다. 직원분들이 해외입국자 전용 공항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 주셨다. 코로나 때문에 공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행 버스를 타고 광명역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에서 쓰던 유심칩을 끼워 넣었지만 유심침이 작동하지 않았다. 출국을 하면서 번호를 정지하고 예전 휴대폰 번호를 유지하기 위해서 매달 3-4천원을 납부했었는데 3년이 지나서 사용이 불가했던 것...
다행히도 광명역으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해서 수송지원팀과 카카오톡으로 연락할 수 있었다.
광명역에 도착해서는 울산으로 가는 KTX를 탔다.
해외입국자는 KTX티켓을 현장에서 구매해야했고 일반승객과 동선이 겹치지 않기 위해 17-18호 전용좌석칸에 타야했다.
광명역에 도착하니 자가격리 시설에서 픽업을 하러 나왔다. 리틀락에서 출발해 아틀란타, 인천공항, 광명역, 울산역을 거쳐 드디어 지차제에서 운영하는 자가격리숙소(호텔)에 도착! 이동시간만 하루가 넘게 걸렸다. 코시국에 한국오기 참 힘들었다.
밤에 되어서야 숙소로 들어갔고 방에 도착하니 라면이랑 도시락이 있어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방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다. 한국에 오기전 지차제 자가격리시설에 대해 엄청 서치를 했었는데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알고 보니 숙소에 대한 정보를 SNS나 웹상에 올리는게 금지되어 있던 것. 그래서 나도 방 사진은 패스! 숙소와 식사 모두 합해서 총 140만원을 첫날 결제했다.
격리 첫째날 아침에는 전날 같이 숙소로 온사람들 (3명) 모두 밴을 타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갔다.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쓰레기 봉투, 소독제, 마스크를 받은 뒤 바로 다시 숙소로와서 14일 동안 격리를 시작했다. 방 안에서 아무도 못 만나고 시간마다 문 앞에 놓고 가는 음식을 들고 들어와서 먹은...
밖에서 일상생활을 하면 시차에 빨리 적응했을 텐데 방 안에만 있다보니 낮에 낮잠을 자고 밤에는 깨있는 날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격리하는 동안 잠은 진짜 실컷 잔 것 같다. 꼬박 꼬박 챙겨주는 도시락도 맛있게 먹었고 (밥시간만 기다리게 됬다...), 티비도 실컷 봤고, 넥플릭스에서 멜로가 체질 정주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당시 14일 동안 매일마다 온도계로 자가 진단을 하고 자가격리자 안전관리 앱에 입력해야 했다. 어플에 GPS가 있는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거나 배터리가 꺼지면 지자체 공무원 한테서 연락이 왔다. 나는 유심카드를 못써서 호텔에 있는 동안 휴대폰 번호가 없었기 때문에 세컨폰으로 등록한 오빠한테 연락이 갔고 오빠는 다시 카톡으로 내게 휴대폰을 움직이라고 연락을 했다.
격리 일주일은 쉬어서 참 좋았는데 그 다음 일주일은 진짜 진짜 시간이 안갔다. 자가격리 해제되면 뭐먹고 어디를 갈지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 그냥 멍하니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 걸린 사람들도 일주일만 격리하던데....이때는 해외입국자라는 이유로 음성이어도 무조건 14일 격리...그래도 이제 곧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하고 PCR 음성확인서가 있으면 해외입국자라도 격리면제가 된다고 한다.
격리 13일 째, 코로나 테스트를 한번 더 받았고 다음날 음성 결과를 확인한 뒤 점심 12시 이후에 격리가 해제되었다. 데리러온 엄마 아빠를 보니 너무 반갑고 좋았다. 나오자 마자 바로 단기 유심카드부터 구매해 새 번호를 받았고 운전면허증도 갱신했다.
코로나 시국 입국 후 자가격리 기록. 14일 동안 내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있을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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