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미국 차 사고, 피해자로 보상받기 + 상대방보험처리하기

미루기천재 2022. 2. 7. 11:12

미국에서 차사고를 낸 글을 적고 보니 내가 차사고 피해를 받은 것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싶어 포스팅을 남긴다.
2016년 차를 구입하고 지금까지 피해자로 총 3번의 사고가 있었다.

첫 번째, 2017년 1월 아침,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뒤로 빼고 핸들을 돌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쿵! 내가 차를 이미 뺀 상황에서 상대 운전자가 내 차를 확인을 하지 않고 후진을 하다가 뒷 범퍼를 박아 버린 것이다. 차를 사고 처음 겪은 사고였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경찰리포트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음). 운전자는 미국 여학생이었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내게 사과를 했었다. 출근시간이라 차 사진부터 찍고 서로 번호를 교환한 뒤 저녁시간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녁에 다시 만났을 때 그녀의 입장은 바뀌어 있었다. 아침에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니 저녁에는 차가 아빠 차라며 자기 아버지랑 연락해 보라는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주차장에서 일어난 사고는 100% 과실이 아니라며 나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여학생이 백미러를 조금만 확인했어도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했고 그럼 그냥 보험처리를 하자고 했다. 그러자 그녀의 아버지는 보험처리를 하면 나중에 자기 보험료가 올라갈 것이라며 내게 그냥 수리비를 주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여학생이 아저씨 자차 보험 내에 운전자로 들어가 있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나는 몇 군데 Collision Repair shop를 찾아가 수리 견적서를 받아왔다. 두 견적서를 그 아저씨에게 보냈고 결국 나는 상대방으로부터 메일로 check을 받을 수 있었다 (얼마 받았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7-800 정도였던 거 같다).

Check을 받고 나서 차를 고칠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Check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동안 찌그러진 범퍼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뜨거운 물을 부었더니 어느 정도 범퍼가 펴진 것이다. 스크래치 및 찌그러진 부분이 완전히 복구된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사고가 났을 때보다 상태는 조금 양호해졌다.

미국에서 운전하다 보면 워낙 찌그러지고 망가진 차를 많이 봐서 나도 그냥 이렇게 타고 다닐까 싶다가도 차를 볼 때마다 큰 흠집이 눈에 들어오는 게 싫었다. 그래서 다시 몇 군데 수리 견적을 더 받은 결과 L West body shop에서 $500으로 상대방에게 받은 check 보다 더 저렴하게 고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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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2018년 3월, 엔진 오일을 교체하고 나서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들리는 퍽 소리... 창문으로 주변을 둘러봤을 때 내 차를 박을 만한 것은 없었다. 내려서 확인해 보니 무선 조종하는 RC카가 내차 옆을 박아버린 것...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주변이 텅 빈 공터에서 장난감 차가 와서 박았다는 사실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 내가 RC 카 주인에게 경찰을 부르거나 아니면 보험 정보를 달라고 하니 갑자기 욕을 하며 자기는 보험 정보를 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떡할 거냐 하니 자기가 파커 아우디에 다니니 거기서 아는 사람에게 견적을 받고 수리비를 보내주겠다고 했었다.

 

며칠 뒤 그는 내게 견적서 사진을 문자 (estimate $283)로 보내왔다. 그럼 어떻게 돈을 줄 거냐고 답장을 하니 또 며칠 동안 답이 없는 것이다. 돈을 안 주고 잠수를 타려고 하는 것 같아 나는 사고가 일어난 근처 아우디 매장으로 찾아갔다. 그 사람은 당황했는지 화를 내며 돈이 준비되면 주겠다고 며칠 뒤에 여기서 보자고 했다. 왠지 또 욕하고 화를 낼 수도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이번에는 잭에게 같이 가달라고 부탁했다. 당일 그는 약속한 시간에 주차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전화를 하니 건너편 건물로 오라는 것이다 (뭔가 sneaky 했음). 그쪽으로 잭이랑 함께 걸어가니 rc카 주인은 건물에서 나오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게 현금을 주고는 뒤돌아 섰다. 사고에 대한 돈은 받았지만 내가 왜 이 사람 때문에 기분을 망치고 시간 낭비를 해야 하나 싶은 짜증 나는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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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2019년 7월, 출근길에 신호를 받고 멈춰 있는 데 또 갑자기 뒤에서 쾅! 도로에 나와서 확인해 보니 뒷 차 운전자가 휴대폰을 하면서 운전하다가 앞에 신호를 받고 있는 것을 못 봤던 것. 그 여자분이 911로 전화를 했고 한 5분 뒤 경찰차가 왔다. 주변 주차장으로 차를 옮긴 뒤 경찰은 면허증 및 보험정보를 확인했고 Driver's information exchange form을 주셨다. 그날 경찰리포트 후 부상을 입었냐, 변호사를 고용하겠냐 등의 모르는 번호로 몇 군데에서 전화가 왔다. 그녀의 보험회사에서는 내게 회사와 연결된 샵인 Service King Collision 에가서 inspection을 받으라고 했고 수리받는 동안 enterprise에서 렌터카를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

 

부상이 없었기 때문에 병원을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사고는 그녀의 보험을 통해서 처리했기 때문에 나는 차를 수리센터에 맡긴 것 말고는 따로 한 일은 없었다. 렌터카에서 무슨 차를 받았는 지도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내가 가해자였을 때 렌터카는 tax를 냈지만 피해자였을 때는 100% free였다). 수리가 끝나고 차를 돌려받을 때 $0가 적힌 영수증에 사인을 한 것만 기억날 뿐. 

 

여러 번의 차 사고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항상 주변을 잘 둘러보고 운전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언제 어디서든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몸 안 다친 거에 감사하자!

그리고 다음번에 차를 사면 꼭 튼튼한 SUV를 사겠야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