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록

[미국서부 로드트립] 자이언캐년-더 내로우 트레일 Zion canyon The Narrows Trail

미루기천재 2022. 3. 7. 08:39

개인적으로 2021년 여행 중 Best of the Best로 꼽는 곳! 자이언 캐년 더 내로우 트레일!

이번 로드트립에서 가장 기대했던 자이언 캐년 더 내로우 트레일! 이를 위해 왓치맨 캠핑 그라운드에서 아침 6시에 기상해 짐을 쌌다. 오전 11시 이전에는 캠핑장에서 자리를 빼야 했기 때문에 캠핑카를 자이언캐년 공영주차장으로 옮긴 뒤 셔틀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이언캐년을 돌아보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올라가 젤 마지막 정거장인 Temple of Sinawava에서 내렸다.

정거장에서 내리면 바로 River side walk를 따라 걷게 된다.

 

왼쪽으로 보이는 버진 강의 물줄기를 따라 한 20분 걸어가다 보면 포장된 길이 끝나는 지점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The Narrows Trail의 시작점이다. The Narrows Trail의 가장 유명한 구간은 Wall Street! 이곳까지 가려면 2시간 정도를 물속에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 왕복 4시간) 충분한 물과 간식거리는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방수용 신발와 막대기를 대여해서 트래킹을 한다. 오랫동안 물속을 걸어야 하고 돌멩이를 밟아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 우리도 원래 방수용 신발과 막대기를 빌릴 생각이었지만 어제 엔젤스랜딩 트레일을 마치고 오면서 미리 빌려 놓지 않아 이른 아침부터 대여할 수는 없었다. 트레일 시작 지점에 전 날 다녀온 사람들이 사용하고 세워놓은 나무 막대기가 있다는 글을 봤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다 들고 갔는지 여분의 나무 막대기는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아디다스 운동화, 잭은 샌들을 신고 막대기 없이 트래킹 시작!
여름이지만 아침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물이 차갑게 느껴졌지만 조금 걸어가다 보니 금세 적응이 됐다.

자갈이 많은 구간에서 시작해 물이 발목에서 무릎까지 차오른다.

엉덩이까지 잠기는 구간에는 아이를 목마 태우고 물속을 걷는 아버지들도 종종 보였다. 새삼 느끼는 아버지의 위대함!

트레일 입구에서 그리 멀리 않은 구간에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아 미스터리 폭포 (Mystery falls)라고 불리는 곳이 나온다. 일정이 빠듯하거나 어린이와 함께 오는 경우 이곳까지 둘러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협곡으로 커프를 돌 때마다 나오는 멋진 풍경! 큰 바위는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올라가서 사진 찰칵!

 

The Narrows Trail을 계속 물속만 걷는 게 아니라 자갈 위나 산책로를 따라 걷는 구간도 종종 나온다.

물살이 바위의 아래쪽을 깎아 움푹 들어가 보이는 내로우 알코브 (Narrow alcove) 구간.

 

좀 더 걸으니 평평한 바위가 보이길래 쉬어가기로 했다. 물 마시며 체력 보충!
방수 신발을 신어보지 않아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을 갔던 7월에는 굳이 방수 신발 아니어도 밑바닥 두께가 어느 정도 있는 신발을 신고 걸으면 이동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물살도 그렇게 세지 않아서 막대기 없이 걸어도 괜찮았다.

굽이 굽이 커브를 돌면 나오는 구간마다 뷰가 달라져서 계속 우와 우와하며 걸어가게 된다.

확실히 트레일 시작하는 구간에 비해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이렇게 큰 바위가 있는 구간을 지나고 나면 사실상 내로우 캐년 Wall street 가 시작하는 구간인 그로토 알코브 (Grotto Alcove)가 나타난다.

 

높은 절벽이 양쪽으로 있어서 갑자기 비가 많이 와 물이 불어나면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내로우 트래킹을 할 때는 강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높은 빌딩처럼 양옆으로 수직으로 서있는 절벽! 진짜 실제로 보면 감탄밖에 안 나온다.

하이킹을 시작한 지 거의 2시간이 지나서 오더빌 캐년 (orderville canynon)과 버진 강 (virgin river) 줄기가 만나는 지점인 합류점 (confluence)에 도착했다.

 

트래킹을 할 당시 두 길이 나눠지길래 더 좁은 길로 가보자! 하며 갔던 길이 오더빌 캐년 (orderville canyon) 코스! 이곳으로 들어가 보니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또 다른 느낌의 뷰가 펼쳐졌다.

좁은 구간을 통과해서 걸어가다 보면 물속을 걷는 코스에서 지상을 걷는 코스가 많아진다.

내로우 트레일 구간보다 나무가 많고 더 푸르른 느낌이라 살짝 정글 탐험 느낌도 났다.

 

어느 정도 올라다가 보니 바위 사이로 물살이 세게 떨어지는 포인트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다들 돌아가길래 우리도 더는 못 올라가겠다 싶어서 트래킹은 여기까지 하기로! (그게 Veiled falls이 었나? 잘 모르겠다).

 

트래킹 할 때는 사과가 너무 맛있다! 내려가기 전 앉아서 당분을 섭취하고 다시 합류점 (confluence)으로 돌아갔다.

 

오더빌 캐년 (orderville canyon) 코스를 빠져나온 뒤 Wall street 구간을 조금 더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진짜 또 언제 이런 뷰를 즐길 수 있을까. 시간만 길었어도 Wall street end까지 갔겠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걸어갔던 길을 되돌아왔다. 내려갈 때는 막대기가 없어서 그런지 누구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트래킹을 하고 있었다. 어느 구간은 아침보다 물 색깔이 탁해진 게 느껴질 정도. 아침에 트래킹을 하길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돌아오는 구간이 거의 끝날 즈음 잭의 샌들 앞부분 줄이 끊어졌다. 돌멩이 사이에 신발이 껴서 빼다가 끊어진 것 같다. 그래도 거의 다 와서 이렇게 된 게 천만다행! 방수 신발 없이 트레킹을 한다면 샌들보다는 무조건 운동화를 신길!

 

손을 잡고 Riverside walk을 따라 정류장으로 내려오는데 말을 걸으셨던 노년의 커플. 몇십 년을 같이 살고 함께 여행하면서 아직도 손을 꼭 잡고 다니시는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이걸로 자이언캐년 더 내로우스 트레일 끝! 잭이랑 이야기하면서 2021 여행 중 어디가 제일 좋았냐라고 물으니 잭도 The Narrows Trail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자이언캐년을 가게 된다면 무조건 가보길!!!! 인생 트래킹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